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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간 세계일주 신혼여행… 전 여행잡지 기자 구완회씨
국민일보 | 기사입력 2007-07-15 18:56 | 최종수정 2007-07-15 23:14 기사원문보기

1년반 동안 세계일주 신혼여행을 떠난 남자가 있다. 돈 많은 한량의 호사스러운 객기라면 고개를 끄덕거릴 법도 하지만 주인공이 평범한 회사원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4년 전 여행잡지 기자로 일하던 구완회(37)씨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휴가를 보내다 개 3마리에게 사정없이 허벅지를 물어 뜯겼다. 일출 사진을 찍다 당한 봉변이었다.

“광견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의사 말에 덜컥 겁이 났어요. 그때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을 자문해봤죠. 결론은 세계여행과 결혼이었습니다.” 그는 이후 세 살 어린 여자친구에게 청혼하면서 “신혼여행으로 1년반 동안 세계일주 여행을 하자”고 제안했다. 여자친구도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2005년 5월 결혼식을 올린 직후 회사에 사표를 냈다. “동료나 후배들은 ‘부럽다’고 하고 선배나 주위 어른들은 ‘미쳤다’고 했습니다. 특히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죠. 하지만 결국 최소의 비용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이것저것 챙겨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는 예정보다 2개월을 더 보태 20개월을 꼬박 채우고 지난 2월 집으로 돌아왔다. 구씨 부부는 중국 태국 호주 영국 프랑스 스페인 미국 멕시코 이스라엘 등을 다녀왔다. 이 기간 동안 쓴 돈은 모두 4300만원. 1년반 동안 세계를 유람한 경비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비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항공 요금을 포함한 교통비예요. 그래서 우리가 세운 원칙은 ‘싼 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었죠. 사실 조금만 여유를 갖고 뒤져보면 싼 비행기표를 구할 수 있습니다.”

구씨는 최근 여행을 다니면서 꼼꼼히 적은 감상과 사진을 엮어 ‘크레이지 허니문 604’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요즘도 저희 부부는 ‘바쁘게 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어요. 다른 30대 직장인들과 비슷하게 야근을 밥 먹듯 하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정말 중요한 것들을 소홀히 했다는 생각 때문이죠. ‘천천히 지금, 여기를 누리자’는 것이 저희 부부의 바람입니다.”

김민호 기자 alethe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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